“백 번 읽어서 외우지 못 하면 천 번 읽고, 천 번 읽어서 깨우치지 못하면 만 번 읽으면 된다."
비록 총명함은 가지지 못했지만 김득신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그 누구보다 굳건한 의지로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그러다 스무 살 무렵. 드디어 처음으로 시를 지어 주위 사람들이 모두 놀랐고 특히 아버지가 매우 기뻐했습니다.
"조금 늦는다 해도 길은 걸을 수 있고 걷다보면 끝내는 도착하기 마련이다. 학문도 이와 마찬가지니 앞으로도 공부를 게을리 하지 말거라."
김득신은 아버지의 말을 가슴 속에 깊이 새겼습니다.
책을 좋아하고 많이 읽는 김득신에 관한 재미있는 일화가 있습니다.
혼인을 하고 첫 날밤을 맞이하기 전, 김득신의 독서벽을 알고 있던 장모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신방에 있는 책을 모조리 치워버렸습니다.
그러나 책 한권을 미처 치우지 못 했는데, 그 책이 책력(달력)이었습니다.
김득신은 첫날 밤 신부는 내버려두고 밤새 책력만 읽고서는 “무슨 책이 이리 심심한가.”라고 푸념했다고 합니다.
김득신이 22세 되던 해에 늘 믿고 격려해주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자 김득신은 크게 상심합니다.
"아버님... 저는 이제 누구를 의지해야 합니까."
김득신은 아버지의 산소 옆에 초막을 만들어놓고 삼년상을 치렀습니다.
60세까지는 포기하지 말고 과거시험을 보라는 아버지의 말씀을 따르기 위해 삼년상을 치르면서 독서와 글공부에 전념했습니다.
덕분에 문장과 시를 짓는 실력은 더욱 발전하였고 차차 주위의 인정을 받기 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