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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호에서
(龍湖)
- 古木寒雲裏 (고목한운리)
- 秋山白雨邊 (추산백우변)
- 暮江風浪起 (모강풍랑기)
- 漁子急回船 (어자급회선)
- 고목은 찬 구름 속에 잠기고
- 가을 산엔 소낙비 들이친다
- 저무는 강에 풍랑이니
- 어부가 급히 뱃머리 돌리네
시골집
(田家)
- 籬弊翁嗔狗 (이폐옹진구)
- 呼童早閉門 (호동조폐문)
- 昨夜雪中迹 (작야설중적)
- 分明虎過村 (분명호과촌)
- 울타리 해지니 늙은이가 개를 꾸짖고
- 아이 불러 일찍 문을 닫네
- 어젯밤 눈 속의 발자취 보니
- 분명히 마을에 범이 지나갔구나
구정에서
(龜亭)
- 落日下平沙 (낙일하평사)
- 宿禽投遠樹 (숙금투원수)
- 歸人欲騎驢 (귀인욕기려)
- 更怯前山雨 (갱겁전산우)
- 지는 해는 모래밭에 떨어지고
- 간밤의 새는 머언 숲으로 깃든다
- 돌아갈 사람 나귀에 오르려나
앞산
뿌리는비에
걱정이 이네
- 夕照轉江沙 (석조전강사)
- 秋聲生野樹 (추성생야수)
- 牧童叱犢歸 (목동질독귀)
- 衣濕前山雨 (의습전산우)
- 저녁놀은 강가 모래밭으로 넘어가고
- 가을 소리는 들나무에서 나네
- 소를 몰고 가는 목동
- 앞산 비에 옷이 젖었구나
객지에서
중구일을
만나
(客中逢九日)
- 舊國千山隔 (구국천산격)
- 登樓首畿擡 (등루수기대)
- 可嗟重九日 (가차중구일)
- 辜負菊花杯 (고부국화배)
- 고향은 온통 산으로 막혀있어
- 누각에 올라 몇 번이고 고개를 들었던가
- 애석도다 중구일에
- 국화술 한 잔도 잡지 못하는구나
새벽길
나서며
(曉發)
- 曉發靑淮驛 (효발청회역)
- 群鷄腷膊啼 (군계픽박제)
- 行行天乃曙 (행행천내서)
- 始識山高低 (시식산고저)
- 새벽에 청회역을 출발하니
- 뭇 닭들이 홰를 치는구나
- 가고 가다보니 날은 새어
- 비로소 산의 높낮이를 알겠더라
부채에
쓰다
(題便面)
- 明日驪江去 (명일여강거)
- 尊前動別愁 (준전동별수)
- 情親無老小 (정친무로소)
- 憶爾望春州 (억이망춘주)
- 내일 여강으로 떠나려니
- 술잔 앞엔 이별의 시름 밀려오네
- 정 깊은 사이에는 노소가 없으니
- 자네 그리워 춘주를 바라보겠지
선주에서
(善州)
- 塞北歸春雁 (새북귀춘안)
- 林端集暮鴉 (임단집모아)
- 如何嶺外客 (여하영외객)
- 留滯苦思家 (유체고사가)
- 북녘 하늘에 봄 기러기 돌아가고
- 숲 끝에 저녁 까마귀 떼 깃든다
- 어찌할거나 영남 나그네
- 오가도 못 하네 고향 생각 고달파
난리 뒤에 짓다
(亂後作)
- 天地春光動 (천지춘광동)
- 群鴻向北征 (군홍향북정)
- 如何人異鳥 (여하인이조)
- 三載滯湖城 (삼재체호성)
- 천지에는 봄빛 퍼지고
- 기러기 떼 북으로 향해 가건만
- 어찌하여 사람은 새만도 못하여
- 세 해째 호성에 머무는고
길 가는 중에
(途中)
- 驢背駄春睡 (여배태춘수)
- 靑山夢裏行 (청산몽리행)
- 覺來知雨過 (각래지우과)
- 溪水有新聲 (계수유신성)
- 봄날 졸음을 나귀 등에 싣고
- 꿈길로 청산을 다니다가
- 퍼뜩 잠 깨어 비 온 줄 알았네
- 콸콸 흐르는 시냇물 소리 있기에
최국보에게
지어 주다
(贈崔國輔)
- 如河儤直久 (여하포직구)
- 身若鳥粘黐 (신약조점리)
- 況又中懷惡 (황우중회악)
- 送君天一涯 (송군천일애)
- 왜 이리 숙직이 길기만 하나
- 끈끈이에 붙은 새 같은 신세
- 더욱이 속에서 화가 나는 것은
- 그대를 먼 곳으로 보내야 함일세
숙녕전
벽 위에
써 붙이다
(題肅寧殿壁上)
- 禁直春將晩 (금직춘장만)
- 歸心怒馬騰 (귀심노마등)
- 無朋又無酒 (무붕우무주)
- 憎殺月如燈 (증살월여등)
- 저무는 봄 날 궁궐에서 숙직하다 보니
- 돌아가고픈 마음 성난 말처럼 날뛰고
- 벗이 있나 술이 있나
- 등불 같은 저 달이 밉기만 하구나
여관에서
밤에 읊다
(旅館夜吟)
- 永夜坐不寐 (영야좌불매)
- 霜威透褐衣 (상위투갈의)
- 呼僮催鞴馬 (호동최비마)
- 月落衆星微 (월락중성미)
- 밤새 잠 못 이뤄 앉아 있자니
- 찬 기운은 갈옷을 파고든다
- 종놈 불러 떠날 차비 재촉하니
- 달은 지고 별빛도 희미해지네
雨中吟
(우중음)
비오는 날
읊다
- 家僮衝雨去 (가동충우거)
- 出糶晩歸旋 (출조만귀선)
- 竈婢欲炊飯 (조비욕취반)
- 濕薪火不燃 (습신화불연)
- 종놈이 빗속을 뚫고 가더니
- 느지막이 쌀을 사서 돌아오네
- 부엌 계집종 밥 지으려 해도
- 젖은 나무라 불이 붙질 않는구나
詠怪松
(영괴송)
괴이한
소나무
- 爲憐松擁腫 (위련송옹종)
- 不去憩溪畔 (불거게계반)
- 可笑杜陵翁 (가소두릉옹)
- 如何要直幹 (여하요직간)
- 울퉁불퉁 저 소나무 어여뻐
- 가도 못하고 냇가에서 머문다
- 우습다, 두릉옹은
- 어찌하여 곧은 줄기만 찾았던가
우연히 읊다
(偶吟)
- 臥對翠松色 (와대취송색)
- 出聞流水聲 (출문유수성)
- 倘非此兩事 (당비차량사)
- 坐讀南華經 (좌독남화경)
- 누워선 푸른 솔 마주보고
- 나와선 흐르는 물소리 듣는다
- 행여 이 두 가지 아니면
- 앉아서 남화경이나 읽고 있겠지
밤새 읊다
(夜吟)
- 早起催登路 (조기최등로)
- 人言夜未晨 (인언야미신)
- 曲肱雙眼合 (곡굉쌍안합)
- 秋夢落江濱 (추몽낙강빈)
- 일찍 일어나 갈 길 재촉하니
- 아직 날도 새지 않았다 하네
- 팔 베고 두 눈 감자
- 꿈은 가을 강가로 이른다
관등절
(觀燈日)
- 快閣憑天半 (쾌각빙천반)
- 無端病後登 (무단병후등)
- 亂來爲客久 (난래위객구)
- 時序又觀燈 (시서우관등)
- 높이 솟은 누각 중천에 기대있어
- 앓고 난 뒤 괜스레 올라가 보네
- 난리통에 나그네 된지 오랜지라
- 또 다시 관등절 맞는구나
밀암동
(蜜巖洞)
- 峽自何年闢 (협자하년벽)
- 江從太古來 (강종태고래)
- 遊人醒午睡 (유인성오수)
- 松子落蒼苔 (송자낙창태)
- 이 산골은 어느 해부터 열렸을까
- 강물은 태고 적부터 흘러 왔을 터
- 나그네 낮잠에서 깨어나니
- 솔방울이 푸른 이끼에 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