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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봄에
(暮春)
- 門掩江村春已暮 (문엄강촌춘이모)
- 卽今懷抱不堪嗟 (즉금회포불감차)
- 無端力疾淸晨起 (무단력질청신기)
- 分付兒童莫掃花 (분부아동막소화)
- 문 닫은 강촌에 봄은 어느덧 저무는데
- 지금의 회포 아, 뭐라 할 수 없구나
- 공연히 병 무릅쓰고 새벽에 일어나
- 아이에게 꽃잎 쓸지 말라 분부하네
용호에
옮겨
살며
(龍湖移居)
- 中懷何事忽悽悽 (중회하사홀처처)
- 只爲今春別故棲 (지위금춘별고서)
- 江口行人爭急渡 (강구행인쟁급도)
- 夕風驅雨海門西 (석풍구우해문서)
- 요즘의 회포가 왜 이리 처량할꼬
- 올 봄에 살던 곳 떠나왔을 뿐인데
- 강어귀의 행인들 어찌 그리 급히 건너는가
- 저녁바람이 마포로 비 몰고 들어오네
여강
(驪江)
- 黃驪谷口喚扁舟 (황려곡구환편주)
- 曉靄蒼蒼上下洲 (효애창창상하주)
- 悵望澤翁棲隱處 (창망택옹서은처)
- 數行衰淚墜淸秋 (수행쇠루추청추)
- 황려 골짝 어귀에서 조각배를 부르니
- 새벽안개 어슴푸레 온 물가에 어렸네
- 택옹이 은거하시던 곳 서글피 바라보니
- 몇 줄기 쇠잔한 눈물이 맑은 가을에 떨어진다
학서암
(鶴棲庵)
- 峽束江盤石角多 (협속강반석각다)
- 梢工勞力小舟拖 (초공로력소주타)
- 行經龜島投崖寺 (행경구도투애사)
- 落日初低岳樹柯 (낙일초저악수가)
- 좁은 협곡 속 서린 강물엔 돌부리도 많아
- 사공은 애쓰며 조각배 젓는다
- 구도를 지나 절벽 위 절간에 들어서니
- 지는 해 산 나뭇가지에 나직하구나
경포를
지나며
(過鏡浦)
- 仙山萬朶雨餘新 (선산만타우여신)
- 復有樓臺壓海濱 (부유루대압해빈)
- 今日匆匆經此地 (금일총총경차지)
- 中心恰似別佳人 (중심흡사별가인)
- 일만 송이 신선 산은 비온 뒤 청신한데
- 게다가 바다를 굽어보는 누대까지 있네
- 오늘 허둥대며 이런 곳을 지나치려니
- 이 내 심사는 흡사 미인을 이별하는 듯
밤에
읊다
(夜吟)
- 露適寒空月正西 (노적한공월정서)
- 欲成佳句意都迷 (욕성가구의도미)
- 秋宵難作還家夢 (추소난작환가몽)
- 窓外鵂鶹樹樹啼 (창외휴류수수제)
- 찬 공중에 이슬 맺히고 달은 서녘으로 넘어가는데
- 아름다운 글귀 이루려 해도 생각이 도무지 희미하네
- 가을밤 고향집으로 돌아가는 꿈도 꾸기 어려운데
- 창 밖 숲 속에선 부엉이 운다
차운하다
(次韻)
- 留飮尊前夜已闌 (유음준전야이란)
- 畵屛圍處燭花殘 (화병위처촉화잔)
- 嚴霜淅淅飛如雪 (엄상석석비여설)
- 却怕琴娥玉指寒 (각파금아옥지한)
- 술상에 붙어서 마시다보니 밤은 깊어
- 그림 병풍 두른 곳 촛불도 가물거린다
- 된서리 사각사각 눈처럼 날리니
- 거문고 타는 미인의 고운 손 하 시릴라
고된
여행 길
(行役)
- 夜宿河南慰禮城 (야숙하남위례성)
- 鞭羸曉發戴星行 (편리효발대성행)
- 驛邊故堠今無字 (역변고후금무자)
- 不識鄕山幾十程 (불식향산기십정)
- 어젯밤에 하남의 위례성에서 묵고
- 새벽엔 파리한 말 채찍질로 별 이고 떠나네
- 역가의 옛 이정표는 글자를 알 길 없으니
- 고향산천은 예서 길이 얼만고
벗을
방문하다
(訪友人)
- 騎驢來訪故人棲 (기려래방고인서)
- 碧樹陰濃黃鳥啼 (벽수음농황조제)
- 病客春愁今快寫 (병객춘수금쾌사)
- 鬱金香滿玉東西 (울금향만옥동서)
- 노새 타고 친구 집 찾아가니
- 푸른 나무 짙은 그늘에 꾀꼬리 운다
- 병든 나그네 봄 시름 다 털어버릴 터
- 울금주가 옥 술잔에 가득하구나
형강
(荊江)
- 亭亭斜日馬頭低 (정정사일마두저)
- 僮僕呼舟江水西 (동북호주강수서)
- 今夜峽村投宿處 (금야협촌투숙처)
- 林花落盡子規啼 (임화락진자규제)
- 저무는 둥근 해 말머리에 나직한데
- 종아이는 강 저편에다 배 대라고 소리친다
- 오늘 밤 두메마을 묵는 곳
- 숲에 꽃은 지고 자규새 울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