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평군 열린군수실

흩날리는 벚꽃잎이 꽃비 되어 내리던 날,
제가 좋아하고 존경하던 어르신 한 분이 하늘나라로 가셨습니다.
단정한 머리에 한복을 즐겨 입으시고 늘 웃음을 잃지 않으셨던 어르신 할머니!
그 모습이 어찌나 선하고 아름다운지 저는 늘
그분을 '꽃소녀'라고 불러 드렸지요.
그런데 며칠 전 아름다운 그 꽃소녀가 돌아오지 않는 강을 건너 멀리 떠나 셨습니다.
항상 주머니에 사탕을 가지고 다니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나눠주길 좋아하셨고, 손수 볶은 땅콩을 봉지에 담아 슬쩍 손에 쥐여 주시는가 하면,
이른 봄 파란 애송이 쑥을 뜯어 쑥개떡도 만들어 주시곤 했었는데 이제는 그 천사 같은 꽃소녀를 볼 수가 없게 되었으니 가슴이 메입니다.
'나는 군수님이 너무 좋아요. 무조건 좋아요.
보고 싶을때도 많지만 참을 수 밖에 없잖아요? 호호호호~'
수줍은 웃음을 지으면서 예고 없이 덥석 끌어 안기를 좋아했던 꽃소녀.

노인대학에서는 무용시범 단골 출연자였고 음악이 흐르면 흥겹게 덩실덩실 춤을 추어 노인대학 학생들과 선생님들을 즐겁게 해 주셨던 인기 많던 꽃소녀~
86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구김 없이 즐겁게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시던 그 꽃소녀가 벌써 그립습니다.

꽃소녀는 평소에 사흘만 아프다가 천국으로 가고 싶다는 말씀을 종종 하셨지요. 3일 정도면 슬하의 자손들, 형제자매 친척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나눌 수 있고 은혜를 입었거나 보고싶은 사람들을 볼 수 있지 않겠냐며 행복한 미소를 지어 보이셨던 그분께서 안타깝게도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하여 유언처럼 사흘동안 입원하였다가 머언 하늘나라로 가셨습니다.

삼성 이건희 회장께서 남긴 글 중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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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로운 일이 있어도 훌훌 털어버리는 법을 배우며 양보하고 베푸는 삶도 나쁘지 않으니 그리 한번 살아보게나.
내가 여기까지 와 보니 돈이 무슨 소용 있는가? 무한한 재물의 추구는 나를 그저 탐욕스러운 늙은이로 만들어 버렸다네.
내가 한때 누렸던 돈, 권력, 직위 이제는 그저 쓰레기일 뿐」

정신없이 분주하게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
너무 바빠서 자신을 돌아볼 여유조차 없다면
반드시 자기 삶을 수시로 점검해봐야 합니다.
아프지 않지만 건강체크도 해야 하고,
보고싶은 사람들도 만나야 하고, 조금 손해 보는 일이 있어도 양보할 줄 알아야 하고, 가족과 함께 또는 이웃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만들어서 행복을 가꾸어 나가지 않으면 마지막 인생길에 많은 후회를 하게 될 것이니까요.

흩날리는 벚꽃잎이 쓸쓸하게 느껴지는 오후
곱게 단장한 꽃소녀가 서있던 그 자리에는 어느새 분홍빛 철쭉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마치 꽃소녀가 웃고 있는것처럼...
정이 많고~ 순박했던 꽃소녀여!
당신이 보고 싶습니다.